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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Magic Keyboard (iPad Pro 12.9 / Air 13용) 중고 구매 및 사용기, AppleCare+ 등록 및 리퍼비쉬 교환

ㅊㄱ​ 2024. 9. 24. 02:35

분명 iPad를 살 때까지만 해도 전혀 살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패드가 생기고 나니까 Magic Keyboard가 계속 눈에 아른거리더라구요.
정품을 사자니 너무 비싸서.. 짭이라도 사려고 알리만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당근에 17만원에 올라왔길래 바로 줏어왔습니다.

 

그렇게 줏어온 17만원짜리 Magic Keyboard...

 

상태는 말 그대로 걸레짝. 작동은 잘 되지만 외관 상태가 정말 개판이었습니다.
음료수를 쏟았는지 일부 키는 끈적하니 잘 눌리지 않았고, 힌지 상태도 안 좋은지 열 때마다 딱 소리가 발생하고, 패스스루 충전 단자도 상태가 안 좋아서 계속 충전이 중단되더라구요.

조금 참고 쓰다가 적당한 때에 교환받으려고 했는데 상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네요 ㅋㅋㅋㅋㅋ;

 

마침 제 iPad에 AppleCare+ 기간이 남아있어 Magic Keyboard를 등록하고 교환해보기로 했습니다.


AppleCare+ 액세서리 추가

iPad용 AppleCare+는 최대 1개의 iPad 액세서리(Apple Pencil, Magic Keyboard, Smart Keyboard 등)를 추가하여 보장받을 수 있는데요.
단, 해당 iPad 모델과 호환이 가능한 액세서리만 추가할 수 있으며, 추가하는 액세서리의 구입일에 상관 없이 AppleCare+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액세서리 추가 및 변경은 Apple 지원 센터와의 전화 상담을 통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진행 과정도 아주 간단한데요, iPad와 액세서리 각각의 일련번호만 불러주면 금방 진행됩니다.

다만 제가 구매한 Magic Keyboard의 경우 구입일이 등록되어 있지 않았는데, 중고 제품이라 실제 구입일을 알 수도 없을 뿐더러, 구입일이 언제로 등록되어 있든 AppleCare+ 보장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에 상담원분께 그냥 아무렇게나 등록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액세서리의 AppleCare+ 적용 여부를 확인하려면 해당 액세서리의 일련번호를 Apple 지원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조회하였을 때 AppleCare+ 로고가 뜨는 것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산 반영까지 24시간에서 최대 5일 소요)
제가 구매한 Magic Keyboard는 2021년 버전이네요.


서비스 센터 내방, 리퍼비쉬 교환

AppleCare+ 적용도 확인되었으니 이제 가까운 서비스센터에 내방하여 교환을 받아봅시다.


Apple 지원 앱에서 가까운 공인 서비스 제공업체를 선택, 원하는 방문 시간에 맞춰 예약을 진행합니다. (사진은 가로수길이지만 실제로는 그냥 가까운 곳 갔습니다)

예약 후 센터에 내방, 간단한 증상을 설명드리면 엔지니어가 해당 증상을 체크하고 서비스 안내를 해주십니다.
저의 경우는 AppleCare+ 가입이 확인되어 별도의 증상 확인 없이 기기 진단만 돌려보시고, 바로 제품 교환으로 처리되었습니다.

 

AppleCare+가 적용된 액세서리의 서비스 비용은 3만원입니다.

저는 위니아에이드에서 서비스를 받았는데, Apple 공인 서비스 제공업체인 만큼 비접촉 결제 단말기를 비치하여 Apple Pay도 지원하고 있더라구요.
 

Refurbished Magic Keyboard 언박싱.
액세서리 제품군은 리퍼비쉬가 어떻게 출고되는 지 궁금했는데, iPad용 Magic Keyboard의 경우는 패키징의 형태가 신품 Magic Keyboard와 동일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리퍼비쉬인 만큼 박스에는 아무것도 인쇄되어 있지 않으며, 박스 아래에 부착된 작은 스티커로 이 제품이 iPad용 Magic Keyboard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판매용이 아닌 AS용 리퍼비쉬 제품이기 때문에 설명서 또한 동봉되어 있지 않구요.


간단 사용기

우수한 퀄리티와 사용성

정가 51만 9천원짜리 물건이니만큼 퀄리티 하나만큼은 끝내줍니다.

키감은 Mac용 Magic Keyboard와 마찬가지로 팬터그래프 키보드 중에서는 우수한 편이고, Apple이 직접 만든 제품인 만큼 특수 키(control, opt, cmd 등)의 배치도 Apple이 의도한 대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키보드 백라이트의 밝기는 수동으로 조절할 수도 있고, iPad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하여 필요한 순간에 백라이트를 조절해줘서 아주 좋습니다. (다만 주변 환경이 밝은 것으로 인식되는 경우에는 수동으로도 백라이트를 켤 수 없습니다.)

 

참고로 이번 iPadOS 18부터 제어 센터 커스터마이징이 자유로워짐과 동시에 컨트롤 가능한 항목이 대거 추가되었는데, 그 중 키보드 밝기 항목이 바로 백라이트 조절 항목입니다.
Magic Keyboard 사용자이시라면 어렵게 설정에서 찾지 마시고 제어 센터에 꺼내놓으시면 편하게 밝기 조절이 가능합니다.

트랙패드는 Force Touch가 없음에도 사용성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어느 부분을 클릭하더라도 Force Touch 못지 않은 일정한 클릭감을 제공하고, 현재 iPadOS의 트랙패드 지원이 Mac만큼 디테일하지 않기에 당장은 Force Touch와 햅틱 피드백의 부재가 크게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다만 트랙패드의 좁은 면적은 사용하면서 약간의 불편함은 있었는데, 아래의 '플로팅 캔틸레버 구조에서 비롯된 여러 단점들' 문단에 자세히 적어두었습니다.
 

Smart Connector의 편리함

Magic Keyboard의 비싼 가격으로 인해 중국발 모조품들도 많이 출시가 되었는데요.
초기에는 Magic Keyboard와 유사한 외관에 배터리 충전식 블루투스 키보드가 장착된 제품이 나오더니, 블루투스 키보드의 전원을 Smart Connector를 통해 공급받는 버전도 출시되었고, 이제는 패스스루 충전을 지원하는 버전까지 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Smart Connector를 통해 키보드 입력을 전송할 수 있는 모조품은 나오지 않았고, 블루투스를 이용하기에 연결 안정성이 떨어지며, 위에서 언급한 제품들은 포스팅을 작성하고 있는 현재 기준으로 11인치 모델용만 판매되고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모조품에서의 패스스루 충전에 대한 안전성도 아직 알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정품 Magic Keyboard는 Smart Connector를 통해 키보드의 전원 공급은 물론 데이터 통신과 패스스루 충전까지 지원하며, 단순히 iPad를 부착하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정품인 만큼 호환성과 안정성도 보장되죠.
 

플로팅 캔틸레버 구조에서 비롯된 여러 단점들

Magic Keyboard는 iPad의 안정적인 거치와 편리한 탈부착을 위해 플로팅 캔틸레버 구조가 적용되었습니다.
덕분에 안정적인 거치가 가능해졌지만, 이로 인해 iPad가 힌지보다 앞으로 돌출되는 구조가 되었고, 하단 키보드부의 유효 공간이 적어져 일부 기능을 희생하게 되었는데요.

우선 키보드에 기능 키 열이 없습니다. 화면 밝기나 음량 조절과 같은 기능들은 모두 있으면 잘 사용하는 기능들인데.. 특히 ESC 키 없는 게 많이 불편했습니다.

iPad용 Magic Keyboard의 트랙패드와 Magic Trackpad의 크기 비교

좁은 트랙패드 면적도 단점입니다. 멀티터치 제스처는 트랙패드가 넓을 수록 사용이 더욱 편리하고, Apple도 그걸 잘 알기에 MacBook 트랙패드와 Magic Trackpad의 면적을 굉장히 넓게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iPad Magic Keyboard의 트랙패드 면적은 위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Magic Trackpad의 1/4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Magic Trackpad의 면적이 많이 넓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Magic Keyboard의 트랙패드 면적은 굉장히 작은 편입니다.

 

신형 Magic Keyboard와 기존 Magic Keyboard의 키보드 및 트랙패드, 힌지 각도 비교

이러한 불편을 Apple도 잘 아는 것인지 올해 출시된 iPad Pro M4용 Magic Keyboard는 하단 힌지 각도가 더 넓어졌고, 더욱 넓은 면적의 햅틱 트랙패드 탑재와 기능 키 열이 추가되는 등의 개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형 Magic Keyboard는 구형 iPad Pro와 iPad Air 시리즈에는 호환이 안 되게 만들어놨죠. Apple Pencil도 그렇고, 세대 간 호환성이 전혀 없는 게 참.. 그렇네요.


총평

iPad로 필기보다는 타이핑을 더 많이 하는 저로서는, 여태껏 사용해본 액세서리 중 가장 만족스러운 제품이었습니다. 역시 비싼 게 최고 아니겠습니까 ㅋㅋ 

블루투스 키보드나 마우스를 주렁주렁 챙기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점, 일체형처럼 붙어있어 어디서든 안정적인 타이핑이 가능한 점 등 iPad용 키보드로서의 메리트가 많은, 제품 자체만 놓고 보면 정말 좋은 제품은 맞습니다.

 

문제는 가격이죠. 20~30만원대로 나왔어도 고민할 가격대인데 519,000원(11인치 449,000원)이라는 가격은 지금 봐도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네요.

심지어 신형이 출시되었음에도 Pro M4 모델에만 호환된다는 이유로 대표 호환 모델만 iPad Air로 바꿔서 여전히 같은 가격에 팔고 있습니다

 

AppleCare+가 아직 남아있다면, 저처럼 적당한(?) 중고 제품을 구해서 AppleCare+ 혜택으로 저렴하게 리퍼비쉬 제품으로 교환받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게 아니라면.. 음... 새거를 사는 건 정말 비추드리고 싶네요.

 

이상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